'가을이 오나' 싶더니 겨울이 올 듯 하다.
20대 초반에 시작한 블로그는, 20대 후반에 시작하는 블로그로 옮겨왔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하는데, 10년이 되지 않은 사이에 나는 꽤 많이 변했다.
외향적이었던 나는 내향적인 사람으로 변하고 있다.
단언하며 말하던 나는, 가능성을 언급하며 말하는 습관이 생겼다.
20대 초반에는 정말 순진하고 무지했다.
지금도 세상 이치를 잘 모르지만, 그때는 더 몰랐다고 말할 수 있다.
연을 맺은 사람들에게 나는 행복을 주었을까, 상처를 주었을까.
둘 다 주었던 사람이었다면 행복을 조금이라도 더 주었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행복을 더 많이 주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어릴 때는 하늘을 참 자주 보며 지냈다.
어느 순간 하늘을 쳐다보는 법을 잊은 듯하다.
20대 후반의 나는 왜 땅만 보며 걷게 됐을까.
푸른 도화지 같은 하늘과 햇살을 머금은 잎들이 수놓은 절경.
앞으로는 자주 보자고 다짐했다.
1990~2000년대의 가을 길은 떨어진 은행들이 가득했다.
三步一'콰직'일 정도로 즐비했다.
얼마 전 유튜브 인터뷰를 보니 녹지과에서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여
두 달이 걸릴 일을 2주만에 해결한다고 들었다.
멋지다!
가을에 은행알을 밟으면 신발에서 냄새가 난다는 걸 이해 못하는 세대가 올까.
요즘 아이들은 TV가 '터치 스크린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변화는 시나브로 다가오지만, 동시에 빠르게 오기도 한다.
하우스 디바이드, 디지털 디바이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디바이드 관점 속 약자가 된다.
변화는 알게 모르게 다가오기에 대비하지 않으면 처참해진다.
사람은 몇 년 사이에 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글을 쓰는 와중에 든다.
조금 더 명확히 말하자면, 사람이 변한다기 보다도 '사람이 속한 환경이 변한다.'가 맞겠다.
뛰어다니고 걸어다니던 일이 일상이던 나는,
차를 몰거나 앉아있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운동은 운동장이 아닌 피트니스 센터에서 하게 되었다.
그런 일상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 생활양식으로 살게 되었다.
그렇지만 걷는것은 역시 좋다. 앞으로는 조금 더 걷도록 노력하자.
운이 좋게도 살아온 대부분을 한강이 보이는 곳에서 지냈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강의 장점을 모르고 살았다.
사람들이 걷고, 뛰고, 자전거 타고 한강변을 즐기는 생활양식을 관심 없이 지켜보며 지냈다.
변화가 갑자기 오듯, 나도 갑자기 한강을 즐기게 됐다.
밤에 한강변을 달리고, 친구와 팔당댐까지 자전거를 타고, 강변에서 피자와 맥주를 즐긴다.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신 기억이 난다.
첫 테이크아웃 커피의 감상은 '이런 걸 왜 먹나'였다.
지금은 없어서 못 마신다.하루 다섯 잔씩 마신다.
카페 창업을 생각할 정도로 좋아한다.
사람 일은 알다가도 모른다.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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